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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발 떼기도 전에"…KT&G 차기 사장의 '고민'

发帖시간:2024-03-29 06:14:52

최대 주주 기업은행 이어 글로벌 자문사까지 사장 선임 반대 나서
투표 방식 덕 낙마 가능성 작지만…표 대결 고전할 땐 지배력 저하
차기 사장 선임을 앞두고 있는 KT&G가 암초를 만났다. 최대 주주인 기업은행과 행동주의펀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까지 방경만 KT&G 차기 사장 후보 선임을 반대하고 나섰다.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물론 이런 변수에도 불구, 큰 이변이 없는 한 방 후보의 사장 선임이 유력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첫발을 떼기 전부터 리더십이 손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경만 KT&G 차기 사장 후보. [사진=KT&G]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는 최근 KT&G 주주들에게 방 후보 선임 안건에 반대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ISS는 보고서에서 "KT&G가 공정하고 투명한 대표이사(CEO) 선출 절차를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비현실적이기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회사의 경영 실적 악화에 직접적인 역할을 한 임원을 (최종 사장 후보로) 선택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자문사는 투자자들에게 주총 안건을 설명하고, 유리한 선택지를 권고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국내 회사 사정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영향력이 크다. KT&G의 외국인 투자자 비율은 4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SS는 KT&G 이사회가 추천한 임민규 사외이사, 곽상욱 감사위원 등의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모두 반대 의견을 냈다. 하지만 KT&G 최대 주주인 기업은행이 제안한 손동환 사이외사 후보 선임에 대해선 찬성했다. 앞서 지난 12일 기업은행은 방 후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KT&G의 최대주주로서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를 통한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주주제안을 한다. 기업은행이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안에 찬성을, KT&G 이사회가 제안한 대표이사·사외이사 선임안에 반대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기업은행은 KT&G 지분 약 7.11%를 보유한 단일 최대 주주다.

지속적으로 KT&G 사장 선임에 반대 의견을 냈던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도 기업은행에 힘을 실었다.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로 나섰던 이상현 FCP 대표가 자진 사퇴하며 기업은행이 추천한 손 사외이사 후보를 공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 열리는 KT&G 주총에선 최대 주주와 행동주의 펀드, 의결권 자문사 '연합군'과 KT&G의 치열한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기업은행의 지분은 7.11%. FCP는 1% 내외의 지분을 보유해 대세에 영향을 미치긴 어렵다. 방 후보 측 우호 지분도 많지 않다. KT&G 공익 재단과 우리사주조합 등을 포함해 약 10%로 추산된다. 결국 KT&G 지분 6.7%를 보유한 미국 투자 기관 퍼스트이글인베스트먼트와 6.31%를 보유한 국민연금, 외국인을 비롯한 소액주주(53.3%)의 결정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다만 방 후보가 낙마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올해 도입하기로 한 '통합집중투표제' 때문이다. 통합집중투표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는 제도다. 주주들은 1주당 2표를 행사할 수 있는데, 지지하는 후보 1명에게 2표를 몰아줄 수도 있다. 이번 주총에선 사내이사이자 대표이사 후보인 방 후보와, 기업은행과 KT&G 이사회가 각각 1명씩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등 총 세 명이 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다득표자 1·2위가 이사로 선출되기 때문에 방 후보는 꼴찌만 면하면 된다. 최악의 경우 KT&G 사외이사 후보에 던질 표까지 방 후보에게만 몰아주는 것도 가능하다.

KT&G CI. [사진=KT&G]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방 후보가 겪게 될 리더십 손상 우려다. 표 대결에서 고전하면 고전할수록 향후 경영 행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기업은행과 FCP의 추천 후보가 사외이사 자리에 오를 경우 차기 사장에 대한 견제가 더 거세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대내외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 채 방향타를 잡게 됐다는 이미지 역시 뼈아프다. 업계 관계자는 "엄청난 변수가 갑자기 생기지 않는 한 방 후보가 차기 사장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KT&G 내부에서도 방 사장 낙마를 걱정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다만 표 대결에서 예상보다 더 고전해 겨우겨우 사장 자리에 오르는 모양새가 연출된다면 그것이 더 문제다. 첫발을 떼기 전부터 리더십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우려한 KT&G 역시 최근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며 반대 측 의견에 공개 반박하고 있다. ISS 반대 권고에 대해선 "사실관계와 다른 신뢰성이 결여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했다"며 "FCP와 공고 가능성을 제기한다"고 날을 세웠다. 기업은행 반대에 대해서도 "후보 선임안 부결 시 우려되는 심각한 경영 공백은 기업 가치 훼손, 기업은행을 포함한 주주 이익의 훼손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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